단두대가 된 세계 최고 높이의 슬라이드 베뤼크트 참사

베뤼크트 참사

오늘 여기서 들려줄 이야기는 단순히 운이 없었던 사고가 아니다. 그것은 무지한 설계자들과 탐욕스러운 운영진, 그리고 안전이라는 기초를 무시한 참혹한 살인극이다. 바로 2016년 미국 캔자스주 슐리터반(Schlitterbahn) 워터파크에서 벌어진 베뤼크트(Verrückt) 참사다.


베뤼크트 워터슬라이드
베뤼크트 워터슬라이드

1. 베뤼크트의 탄생

베뤼크트는 독일어로 미친(Insane)이라는 뜻이다. 이름부터 불길하지 않나? 이 슬라이드는 높이가 무려 51.2미터에 달했다. 감이 안 온다면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높고, 자유의 여신상(기단 제외)보다도 높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괴물을 만든 사람은 슐리터반의 공동 소유주인 제프 헨리(Jeff Henry)와 설계자 존 스쿨리(John Schooley)였다. 놀라운 사실이 있는데, 이들에게는 워터슬라이드를 설계할 전문적인 공학 지식이 전혀 없었다. 그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슬라이드라는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 종이에 그림을 그려가며 이 거대 구조물을 세운 것이다.

수학적 계산도, 물리적 검증도 부족했다. 그들은 시제품을 만들었을 때 모래주머니를 실은 보트가 하늘로 튀어 올라 땅으로 처박히는 것을 목격했다. 하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설계를 수정하는 대신 보트가 튀어 오르지 못하게 슬라이드 상단에 금속 그물망(Netting)을 씌우는 악수를 두었다. 이것이 훗날 비극의 칼날이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


2016년 8월 7일 비극의 시작

케일럽 슈왑
케일럽 슈왑

그날은 일요일이었다. 10살 소년 케일럽 슈왑(Caleb Schwab)은 가족과 함께 워터파크를 찾았다. 케일럽은 캔자스주 하원의원 스콧 슈왑의 아들이었지. 소년은 들떠 있었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슬라이드를 정복한다는 성취감에 부풀어 있었을 것이다.

베뤼크트를 타기 위해서는 세 명의 탑승자가 필요했다. 보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였지. 케일럽은 모르는 사이였던 두 여성과 함께 보트에 올랐다. 여기서 첫 번째 치명적인 실수가 발생한다.

  • 하중의 불균형: 당시 규정에 따르면 보트 앞좌석에는 가장 가벼운 사람이 타야 했다. 하지만 안전 요원들은 10살인 케일럽을 가장 앞에 앉혔다.
  • 물리 법칙의 오류: 보트가 첫 번째 급경사를 내려간 뒤, 반동으로 다시 솟구치는 두 번째 언덕에 도달했을 때 문제가 생겼다. 보트의 앞부분이 너무 가벼웠던 탓에, 공기 저항을 받은 보트의 앞머리가 들려버린 것이다.

베뤼크트 참사

찰나의 순간, 그리고 참혹한 결과

보트는 슬라이드 바닥을 이탈해 허공으로 솟구쳤다. 그리고 그 순간, 보트에 타고 있던 케일럽의 몸도 공중으로 떴다.

기억나나? 내가 아까 설계자들이 보트가 튀어나가지 않게 금속 그물망을 설치했다고 했지? 그 그물망을 지탱하던 것은 단단한 금속 지지대였다.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튀어 오른 소년의 머리는 그 차가운 금속 지지대와 그대로 충돌했다.

그 결과는 필설로 다하기 처참하다. 소년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목이 잘린 참수(Decapitation)였다. 보트에 함께 탔던 두 여성은 안면 골절과 깊은 상처를 입은 채, 피로 물든 보트 안에서 소년의 머리가 없는 시신과 함께 슬라이드 끝까지 내려와야 했다.

도착 지점에서 기다리던 가족들의 비명 소리가 워터파크의 즐거운 음악 소리를 집어삼켰다. 그것은 즐거움이 공포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베뤼크트 참사

추악한 진실

사고 직후 조사가 시작되자, 슐리터반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다.

  1. 경고 무시: 사고 전에도 보트가 공중으로 뜬다는 보고가 수차례 있었다. 심지어 사고 당일 오전에도 탑승객들이 안전 바가 풀렸다고 항의했지만, 운영진은 이를 묵살했다.
  2. 은폐 시도: 조사 결과, 그들은 이전의 사고 기록을 숨기려 했으며, 설계 결함을 알고서도 개장을 강행했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3. 전문성 결여: 설계자 제프 헨리는 고등학교 중퇴자로, 물리 법칙보다는 ‘스릴’과 ‘마케팅’에만 집착했다. 그는 법정에서 “나는 공학자가 아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했지.

결국 베뤼크트는 영구 폐쇄되었고, 2018년에 완전히 철거되었다. 하지만 죽은 소년은 돌아오지 않는다.


베뤼크트 참사는 우리에게 경고한다.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물리 법칙을 거스르려 할 때, 자연은 반드시 그 대가를 요구한다는 것을. 앞으로 워터 슬라이드를 탈 때 네가 앉아 있는 보트의 안전벨트가 제대로 조여져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라. 어쩌면 그 그물망이 너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너를 기다리는 단두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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