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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역 스타킹 먹물 테러 사건

    2016년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이상한 사건이 벌어졌다. 스타킹을 신은 여성의 다리에 누군가 검은 먹물 같은 액체를 뿌리고 도망간다는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들렸지만, 피해 사례가 계속 나오면서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범인은 주로 치마에 스타킹을 신은 여성을 노렸다. 사람이 많은 강남역 주변에서 몰래 다가가 다리에 검은 액체를 뿌린 뒤 곧바로 사라졌다. 피해자는 당황해 화장실로 가거나 스타킹을 갈아 신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사건이 더 소름 끼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범인은 피해자가 버린 스타킹을 가져가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 사건은 단순히 남의 옷을 더럽힌 장난이 아니었다. 특정 여성을 노리고, 특정 옷차림을 노리고, 피해자가 스타킹을 벗어 버릴 상황까지 계산한 범행이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길을 걷다가 갑자기 모욕과 공포를 당한 셈이다. 사람이 많은 강남 한복판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은 더 큰 불안감을 줬다.

    강남역 스타킹 테러남에게 피해를 입은 여성(출처: SBS 궁금한 이야기 Y)

    당시 이 사건은 재물손괴 혐의로 다뤄졌다. 스타킹을 망가뜨렸다는 법적 판단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의문을 가졌다. 신체 접촉이 없었다고 해서 피해가 가벼운가. 범행의 목적이 단순한 훼손이 아니라 성적 집착에 가까웠다면, 피해자가 느낀 수치심과 공포도 함께 봐야 하는 것 아닌가.

    더 충격적인 점은 범인이 비슷한 범행 전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 번의 실수가 아니라 반복된 행동이었다. 피해자를 고르고, 액체를 뿌리고, 이후 상황까지 지켜봤다면 우발적 장난이라고 보기 어렵다. 계획적이고 집착적인 범행에 가까웠다.

    강남역 스타킹 먹물 테러 사건은 기괴한 사건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이 사건은 직접 만지지 않아도 누군가의 일상을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피해자는 그날 이후 비슷한 장소를 지나갈 때마다 뒤를 돌아보게 될 수 있다. 옷차림 하나도 불안해질 수 있다.

    결국 이 사건이 남긴 핵심은 분명하다. 범죄는 꼭 폭력적이어야만 심각한 것이 아니다. 사소해 보이는 행동도 누군가에게는 오래 남는 공포가 된다. 강남역 먹물 테러 사건은 그 불쾌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다.